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칭찬합시다

공무원 철밥통 깬 현장중심 행정 상세보기 - 제목,작성일,작성자,내용,파일 정보 제공
제목 공무원 철밥통 깬 현장중심 행정
작성일 2022.12.26
작성자 권기덕
동절기 저녁이면 무인의 거리가 될 수밖에 없던 암흑천지 전원주택단지 앞 차도에 올해 빛이 들어오기 시작했습니다.
연천군청 가로등담당자(성함은 모름)의 적극적인 민원 해결 의지를 늦게나마 칭찬합니다.

약 1년 전, 청산면 긴여울길 전원주택으로 이사하면서..
연천군의 인구유입 정책이나 전입자에 대한 무수한 지원책이 한낱 구호에 불과하고 일선 현장(면)에선 제대로 작동되지 않고 있다는 느낌이 강했습니다.

인구절벽의 위기의식을 갖고 각종 인구유입정책을 선제적으로 추진하고 있다는 소문과 달리 전입신고자를 맞이하는 공무원의 태도에서 첫 이미지는 구겨졌습니다.

일선 민원인 창구가 연천의 첫 얼굴인데 반갑게 맞이하기는커녕 전입신고서, 6개월 후 10만 원 정착지원금 안내, 쓰레기봉투 몇 장 건네주는 게 전부였습니다.

부서별 인구유입시책과 혜택 등이 세세하게 담긴 리플릿 정도는 주겠지 하는 생각은 사치였는지 일선 현장엔 비치되거나 직접 안내해 주진 않더군요.

최근에 알게 된 시책이지만 단독주택 수리비 지원을 전입신고 때 안내해 줬다면 이 시책을 잘 활용했겠지만 전입신고일 기준 1년이 넘어 이마저도 무용지물이 됐습니다.

얼마 지나지 않아 가을이 성큼 오니 해가 빨리 저물어 저녁부터 새벽까지 칠흑의 어둠이 마을을 뒤덮었습니다.

9가구가 고작인 작은 단위의 전원주택단지라 전원주택 사업자가 최초 사업계획서를 제출할 때 아마도 인허가 전에 가로등 계획을 제대로 짚지 않았나보다 생각했습니다.

마을 진입로 자체가 경사가 심해 동절기 염화칼슘이 필요하다고 판단해 면에 전화하니 면에 와서 직접 퍼가라고 안내해 통을 들고 면을 찾았습니다.

면 한 모퉁이에 대형 마대에 담긴 염화칼슘은 망치로 내리쳐야 깨질 정도로 너무 굳어진 상태여서 헛웃음이 나왔습니다. 타 지자체는 이미 몇 해 전부터 작은 자루에 담긴 것을 보급하고 있는데 이건 돌덩어리인지, 퍼가라는 건지... 참 무성의한 행정에 혀를 내둘렀습니다.

청산면에 가로등(보안등) 설치를 요청했으나 몇 개월 후 사도는 불가하다는 통보를 받아 일단 무작정 본청의 가로등 담당 공무원에게 유선으로 호소했고 담당 공무원은 면에 접수한 내용과 다르니 현장에 나와 보겠다고 답변을 하길래 반신반의의 마음으로 기다렸습니다.

현장을 다녀온 담당 공무원은 마을회의에 붙여 보안등을 설치할 위치를 정하고 보안등 설치에 따라 날파리 유입, 야간 눈부심(취침 방해) 등의 부작용도 있으니 마을주민이 사전에 협의하는 게 좋겠다고 조언을 하는 등 세심하게 안내해 주었습니다.

죽시 직간접으로 보안등이 영향을 미치는 4가구가 모여 의견을 나눴고 이후 총 3대의 보안등이 설치되었습니다.

현장에 나온 보안등 설치 대행업체 사장님은 파주라면 꿈도 꾸지 못할 지원을 연천군이 해 준 것이라는 말씀을 하시더군요.

지금껏 사도(개인 땅)나 개인주택 앞에 보안등이 설치된 사례는 없는 것으로 알고 있는데 이번엔 예외라고 곁들이더군요.

이 말을 전해 들으니 최초 이사를 오면서 갖게 된 공무원들에 대한 부정적인 선입견이 모두 깨지는 듯했습니다.

자신의 일마냥 직접 현장 상황을 확인하고 새내기 군민의 불편함을 해소하기 위해 다방면으로 방법을 찾아 가능토록 추진해 준 가로등 담당 공무원의 배려는 단순히 밤길이 어두운 마을 길을 환하게 비춘 결과에 그치지 않은, 민원인들에게 그 이상의 감동으로 연결되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닌 고마움으로 번졌습니다.

이제는 멧돼지나 고라니 등의 야생 동물이 무서워 밤길이 두려웠던 마을 길이 환해지면서 마을주민들의 소통도 더 늘었고, 이웃 간 온기의 정도 더 지펴지게 되었습니다.

대가를 바라지 않으면서 묵묵히 해소책을 찾아 준 가로등 담당 공무원님, 새해 건승하시고 좋은 일만 가득하길 바랍니다.

-긴여울길 9가구 주민 일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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